<김원수 유엔사무차장 겸 고위군축대표 초청 간담회>
1. 일시 및 장소: 2016년11월 17일 (목) 11:40~12:30
2. 주제: 군축과 지속가능 개발목표: 제주포럼의 역할
- 제주평화연구원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외교부 장관일 때 제가 정책기획관으로서 창설에
기여한 인연이 있다. 이렇게 자리가 확고하게 잡힌 것을 보니 아주 뿌듯하다.
2) 韓-유엔 군축·비확산회의와 제주포럼 연계 방안
- 유엔 군축고위대표를 맡고 있어 한-유엔 군축·비확산회의에 왔다. 유엔에서 개최하는
군축회의가 몇 가지 있는데 한국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제주프로세스는 15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개최된 좋은 예이다. 서울에서 두 번, 부산에서 한 번, 제주에서 열 두 번이
개최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에서 개최하겠다는 것을 이름 자체가 제주프로세스인데
제주에서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해 제주로 바꿨다. 하지만 제주 개최는 참석자들,
특히
외국에서 오시거나 서울에 있는 대사관 참석률이 저조해지는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서울이나 부산과 달리
제주에서 개최를 하게 되면 지방정부나 주민 참여가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
- 일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원폭 투하 피해를 입은 도시이기 때문에 주로 두 도시에서
회의를 개최하고, 다른 도시들이 돌아가면서 개최된다. 일본에서는 반드시 개최지의 대표자,
정부 인사들이 참여하고 청년들 역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 지난 5월 열린 제주포럼에 참석했는데 군축 관련 세션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대여섯개가
마련돼 고무적으로 생각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와 가렛 에반스 전 호주
외무장관이
이끄는 APLN이라는 아태지역의 군축 협의체가 주축이 된 걸로 안다.
- 이번에 군축 회의를 제주로 가지고 온 것은 제주포럼과 조금 더 유기적으로 연결을 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다. 잘 아시겠지만 2015년 유엔에서는 앞으로 15년간 국제사회가
달성할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17개를 합의했다.
16번째 목표를 보면 처음으로 평화·안보(peace and security)가 개발(development)에
필수요건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목표 16의 네 번째 세부목표는
군축이다. 군축 없이 평화가
가능한가, 군축없이 개발이 가능한가가
핵심이다.
- 평화를 이루기 위해 첫 번째로 해야 하는 것이 군인들을 무장해제 시켜 사회로 돌려보내는
일이다. 콜롬비아 반군(FARC)은 15세
미만의 소년병 소집을 많이 한다. 이들을 갱생시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의 첫걸음은 무장을 해제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군축이 평화와
개발의 공히 필수조건이라는 인식이 SDGs에 처음으로 반영된 것이다.
- 앞으로 15년 동안 SDGs와
관련한 모든 국제회의에서 군축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제주포럼은 적합한 회의체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조금 더 많은 세션을,
특히 군축만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군축과 개발, 군축과 평화·안보사이의 연결점에 관한 관한
세션을 마련하면 韓-유엔 군축·비확산회의도 주제를 맞추거나 연계 개최를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제주 지방정부에서 참여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더라도 제주포럼의 다른 참석자들과
교류가 가능하며 이는 제주포럼과 연례 군축 회의에 상호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논의를 거쳐 유엔사무국과 한국 외교부와 협의해 내년부터는 조금 더 내실 있는
회의가 되도록
- 오늘 회의 개회사에서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므로 제주프로세스가 이곳에서 진행되는 것이
적절하다”며 세계 평화의
섬에서 군축 회의를 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을 강조했고, 전 세계에서
온 참석자들 뇌리에 많이 남았을
것이다. 제주까지 멀리 오는 번거로움을 상쇄시키기 위해서는
제주 개최의 유인을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한다.
- 반기문 사무총장께서 세계시민교육을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는 SDGs 달성은
시민 참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SDGs의 전신은 MDGs(Millennium
development goals)로 빈곤퇴치,
질병, 교육등의
일부 영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SDGs는 경제, 사회, 환경, 안보 등 인간이
사는 모든 생활영역을 포함한다. SDGs는 MDGs와 달리 모든 나라가 참여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여전히 SDGs가 개발도상국만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 SDGs의 목표 중 하나를 실행하는 데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MDGs는
선진국이 주는
공적개발원조로 1년에 1,400억 달러 정도로
자금 조달이 된 반면 SDGs는 ‘기후변화’ 목표 하나만
하더라도 1년에 1,000억 달러가 필요하다. 17개의 SDGs 실행을 위해서는 최소 2조 달러가
필요하다. 이는 공적개발원조만으로는 감당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정부나 국제기구뿐
아니라
경제계 등 모든 사회 구성원이 참여를 해야 한다. 사회구성원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세계시민의식이 없으면 어렵다. 참여하는 구성원들은 자신이 사는 닫힌 사회만을 봐서는 안 되며,
자신보다 풍족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도와줄 수 있겠느냐를 글로벌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
- 현재 전 세계에서 군비로 사용되는 비용은 2~3조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군비에서 조금만
절약해도 SDGs 실행에 큰 도움이 된다. 분쟁으로 인한 살인·상해 사건으로 죽는 인원은
10만 명당 7명이다. 이 수치를 반으로 줄일 수 있다면 절약되는 치료, 사회 재건 등 사회적 비용이
- 유엔은 매일 하루 1억2천만
명을 지원한다. 보호하는 난민은 6,500만 명이다. 특히 난민수는
10년 전 반 총장이 취임할 당시 2,400만에서 크게 증가했고,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유엔은
해당 정부가 능력을 회복할 때까지 시민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일례로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이 매년 50억 달러로 1억2천만 명을 지원하고 있다. 즉 1주일에
한 명당 1달러씩 쓰는 것이다. 배부르게 먹는 것이 아닌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수준인 셈이다.
-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시민교육을 통해, 특히 청소년 대상으로
어릴 때부터
세계시민으로서 봐야할 이슈들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일례로 유엔에서는 교육자들을 가르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예산 제한이 있어 모든 시민을 직접적으로 교육시킬 수 없기 때문에
4) 시민의식 제고를 위한 제주도의 노력 필요
- 전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싱크탱크나 시민사회, NGO, 정보 관리 등은
자국의 군축 문제, 나아가
세계 군축 문제를 협의하자는 요청을 한다.
한국에서도 군축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봤을 때 총기부터 핵무기까지 모든 것을 안고 있으며
군축은 우리가 사는 물리적인 공간뿐 아니라 사이버공간, 우주
공간까지 영향을 끼친다. 한국은
사이버 공간이나 우주 공간에도 막강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웃을 가지고
있다. 사이버 공간만
하더라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 해커1, 2, 3위가 모두 우리 이웃(중국, 러시아, 북한)이다.
한국인이
유엔에서 군축을 책임지고 있는데, 군사 관련 모든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에서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다. 시민사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여론을 일으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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